참깨가 우리 집 식구가 된 날은 2020년 4월 15일이었다.
2개월 된 참깨는 같이 태어난 날 다른 형제보다 덩치가 조금 컸고 귀는 바둑이처럼 접혀있었다.
곰돌이처럼 동글동글 귀여운 아이를 안아보았더니 따뜻한 온기와 비릿비릿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언젠가 고양이든 강아지를 키워보고 싶었는데, 막상 이런 날이 찾아왔을 때 내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생명을 키운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닐 거란 생각이 가장 컸다.
말을 할 수도 없는 강아지의 마음을 하나하나 알아줄 수도 없을 텐데 내가 이 녀석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오빠와 상의 끝에 큰 결심과 각오로 참깨를 식구로 맞이하게 되었다.
세상 얌전한 참깨.
집으로 가는 길 동안 말썽 없이 더웠는지 약간 낑낑거리긴 했지만 무사히 도착했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어했지만 금방 적응하고 돌아다니면서 킁킁거리기 시작하더니 만만한 박스를 물기 시작했다.
형제랑 같이 있으면서 서로 부대끼고 자던 습성 때문인지 잘 때는 꼭 이렇게 곁에와 기대어 잠들었다.
따뜻한 온기에 기대서 갑자기 곯아떨어진 참깨를 보고 있자니 엄마미소가 절로 나온다.
첫째 날이라 작은 소리 하나하나에 나의 온 신경이 집중되었다.
낯선 곳이라 그런지 자다가 낑낑거리기도 하고 잠을 설치는 것 같았다.
더불어 나도 첫째 날은 거의 뜬눈으로 지새웃다.
겨우 잠든 참깨를 보고 있다가 언젠가 그리워질 이날을 핸드폰 카메라로 재빨리 담았다.
그렇게 조금은 낯설고, 설레고, 피곤했던 솜뭉치 참깨의 하루가 저물어 갔다.
'참깨로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깨일지: 모든 순간을 함께하자. (생후57일) (0) | 2020.05.24 |
---|---|
참깨일지: 널 만난건 행운이야(생후56일) (0) | 2020.05.23 |
참깨일지:병원갔다가 다시 돌아온 썰.(생후55일) (0) | 2020.05.22 |
참깨일지shibainu: 엄청난 잠꾸러기 (생후54일) (0) | 2020.05.21 |
참깨일지shibainu: 보고만있어도 광대가 대기권을 탈출한다.(생후53일) (0) | 2020.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