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6일 생후 154일
장마가 그치고 날씨가 점점 맑아지던 주말.
영흥도에 새로 생긴 애견카페도 가볼 겸 당일치기 여행을 떠났다.
영흥도는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에 속한 섬이다.
영흥도에는 십리포, 장경리 해수욕장과 노가리 해변이 있다.
십리포 해수욕장을 먼저 가기로 했다.
먼저 점심시간쯤 도착한 십리포 해수욕장은 주차장이 모두 만차여서 몇 번 돌다가 포기하고
장경리 해수욕장으로 가기로 했다.
코로나로 해수욕장은 발열체크를 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후 입장이 가능했다.
그리고 강아지는 동물등록이 되어야 입장이 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십리포 해수욕장보다는 사람이 없어서인지 주차는 바로 했고,
자리마다 거리다 있다 보니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도 가능했다.
우리가 원하던 데로 인적이 드물고, 주변 시설(화장실)도 깨끗하게 관리가 되어있었다.
물이 빠져나간 뒤라 해수욕을 할 수는 없었지만, 바다생물을 찾아보려고 모여든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다.
해변 주변에서 똥책을 마친 참깨를 위해 잠시 쉬어가려고 애견놀이터로 향했다.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펀츄리 멍다방이 오픈했다고 해서 찾아갔다.
펜션이랑 같이 해서 그런 건지 예전 상호명을 써서 그런건지 아무튼 오페라하우스라고 보이면 잘 찾아온 것.
애견놀이터 겸 애견 펜션으로 같이 운영하시는 듯하다.
차를 정문에 주차하고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된다.
들어가는 길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어서 보기에도 그렇고, 냄새도 좀 나서 첫인상은 좋지 못했다.
이후에 집에 가려고 나오니 운영하시는 분들 모두 함께 치우고 계시긴 했다.
펜션을 같이 운영하시다 보니 놀이터는 엄청 큰 대형 놀이터는 아니고 적절하게 뛰어놀 만큼은 된다.
여행 와서 강아지랑 시간 보내기에는 정말 좋을 것 같았다.
반려견 실내수영장 및 입장료나 음료 결제하는 카운터가 같이 있었다.
들어가자마자 어찌나 친절하게 반겨주시는지 다시 좋은 기억으로 체인지.
수영장에 반려견이 편히 오르락내리락하도록 발판까지 만들어두신 부분은 좋았는데,
문제는 바닥이 너무 미끄럽다...
특히 코너링을 해야 하는 입구 쪽에서 계속 미끄러져 넘어졌다.
강아지들이 수영하다가 발판으로 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수영장을 하다가 끝 지점에서 튀어나오는 경우도 많이 봤었다.
개인적인 의견은 바닥에 미끄럼 방지할 수 있는 인조잔디를 깔아 두시면 강아지들도 견주들도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집 갱얼쥐도 친구 쫓느냐고 여러 번 미끄러져서 보는 내내 맴찢......... 슬개골 만져보고 난리도 아니었다...........
털 말리는 기계도 있어서 감기 걸릴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남편은 멍다방라떼 나는 냉장고 쇼케이스에 보이는 청이 맛있어 보여서 레몬차 아이스로 마셨다.
카드결제 단말기가 아직 없다고 하셔서 현금결제나 계좌이체도 가능하다고 했다.
레몬차 꿀맛!!!!!!!!! 요고 진짜 강추!!!!!!!!!!
레몬도 가득가득 아낌없이 넣어주시고 상콤 달콤 최고❗❗❗❗❗
뜨아 - 사장님께서 감자를 주셨다.
시원한 강아지 물도 직접 챙겨주셔서 감동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는데... 요런 세심한 서비스에 또 한 번 감동.
그런데
싱거움주의ㅠㅠㅠㅠ
씐나게 물놀이 🎵
워밍업으로 발만 동동동 굴리기ㅋㅋ
첨벙첨벙 🎶
수영장에 우리들밖에 없어서 편하게 어푸어푸.
보통 애견 놀이터 가면 강아지용 구명조끼가 구비되어 있어서 자세 잡아주기도 편해서 좋았는데
여쭤보니 없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지만 그냥 놀기로 했다ㅠㅠㅠㅠㅠ
넓고 한적한 잔디에서 오롯이 참깨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음껏 가졌다.
응가 봉투는 아까 실내에 있던 카운터로 가서 달라고 하면 주신다.
돌아가는 길에도 모두 한마음으로 배웅해주셔서 다음에 이 곳에 오게 되면 그때는 1박을 해보고 싶다고 대화를 나누었다.
블로거 글 보고 찾아간 탄도항 누에섬.
탄도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위치해있고 주변에 작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편하게 산책할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은 차가 많이 정체돼서 거의 6시쯤 다되어 도착했던 거 같다.
하루 두 번 썰물 때 4시간씩 탄도와 누에섬 사이에 갯벌이 드러나는데 썰물 때 바다가 갈라지면서 갯벌 위로 시멘트 길이 펼쳐진다. 도착했을 때 다행히 물이 들어오지 않아서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갯벌 위에 우아하게 서있는 갈매기들을 유심히 쳐다본다.
아마 조류를 사냥하던 습성이 남아있어서 본능적으로 보는 것 같다.
우리 집 개 들래미는 한껏 신이 나서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잘 걷는다.
탄도항으로 돌아 나오는 길에 점점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바닷물이 바위를 치며 철썩철썩거리는 게 신기한지 갑자기 방향을 물 쪽으로 틀기 시작했다.
냄새를 몇 번 맡더니 급기야 입수를 한다.
일찍부터 수영도 시키고 목욕하는걸 크게 싫어하지 않아서인지 물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혼자서 놀다가 다 놀았는지 알아서 나와서 다시 걷는 거 보면.... 약간 사람 같기도 하고..........
강아지랑 다니면서 맛집은 당연히 포기했고, 그나마 테라스가 있는 곳이면 한번 도전할까 라는 생각은 했는데
마침 주차장 쪽으로 가려다가 발견한★ 누에섬 칼국수 전문 식당이 눈에 띄었다.
남편이 가서 여쭤보니 식당 앞에 기다란 식탁에서는 함께 먹어도 된다고 해서 얼른 자리를 잡았다.
여기저기 바지락 칼국수 간판이 많이 보여서 먹어보고 싶었는데 다행히 바지락 칼국수가 있었다.
그리고 해물파전도 같이 주문했다.
처음으로 같이 식당에 와봤는데 생각보다 의젓하게 잘 있어줘서 편하게 밥을 먹을 수가 있었다.
맛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우 리셋이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였다.
식당의 배려로 강아지에게 물컵까지 따로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강아지와 같이 식사할 수 있는 곳을 정기적으로 포스팅해둘 예정이다.
칼국수를 다 먹고 보니 멀리 붉은 석양이 너무 아름다웠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개 들래미 똥책도 하고, 지는 해를 보기 위해 다시 걸어갔다.
내가 좋아하는 여름-
그리고
여름밤.
다시 갔을 땐 여행자를 위한 시멘트길은 물속에 잠기고 어느새 바닷물이 차올라 출렁이고 있었다.
일렁거리는 잔잔한 파도와, 시원함이 꽤 맘에 들었는지 계속 입수를 시도했다 ㅋㅋㅋㅋㅋㅋ
옆에 초딩형아들도 바닷물이랑 장난치고 있던데 이 녀석도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장난치는 것 같았다.
여름밤의 낭만과 아름다움을 셋이 함께 느끼고 있는 이 순간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랐다.
비록 맛집도 갈 수 없고, 예쁜 카페를 갈 수 있는 곳들도 줄어들어있지만,
또 다른 차원의 행복을 주는 반려견과의 여행은 나의 삶의 태도와 가치관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 놓았다.
태어나 첫여름을 맞이하는 참깨.
앞으로도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지만 시원한 바다와 계곡이 있고,
올라도 올라도 푸르른 산이 있어서 즐거운 계절이라고 느끼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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