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2월 24일, 참깨가 4살이 되었다. 이 기념일을 맞아 참깨와 4년간의 시바견 육아 이야기를 다시 한번 기록하고자 한다. 그동안의 생각과 느낌, 그리고 시바견 키우기의 즐거움과 도전들에 대해 솔직하게 나누어 보겠다.
아래에는 시바견에 대한 기본적인 특징과 2년을 키우면서 느낀 점들에 대해 기록해 놓았다. 이 내용을 먼저 읽어보면 문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시바견을 4년동안 키우며..
1.시바견의 성장
지켜본 결과, 대략 1년 정도는 몸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2년 차에는 골격이나 맷집 같은 덩치가 만들어지는 것 같다.
2개월 차에 대략 2kg 정도였고, 한 달에 1kg 정도씩 성장했으며, 10개월 정도부터는 서서히 성장이 멈춘 것처럼 보였다.
현재 4살의 참깨는 13kg 정도의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초기 성장기 시기에는 굶주린 강아지처럼 먹는데, 이때는 사료만으로도 훈련이 가능할 만큼 엄청난 식욕을 보인다.
이후 성장이 멈춰감에 따라 먹는 속도도 느려지고, 배부르면 더 이상 욕심내지 않고 남기는 것도 어른 강아지가 되면서 바뀐 점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후회하고 있는 식습관에 관련한 것들 중에는 이갈이 시기에 딱딱하고 질긴 껌을 준 것이다.
유치가 뽑히고 새롭게 나고 있는 시기에 딱딱하고 질긴 껌 때문인지 어금니 하나가 세로가 아닌 가로로 자리 잡혀 있다. 이 부분은 나의 추측이므로 확언할 수는 없지만, 되도록이면 이갈이가 모두 끝나고 자리를 잡았을 때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2. 시바견 훈련
시바견은 중형견이므로 어릴 때부터 철저한 훈련이 많이 필요한 견종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전문 분야는 아니지만, 4년 가까이 키워오면서 배우고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에 대해 간략히 작성해 보려고 한다.
①이갈이 시기
초기 사회화 시기(대략 2개월~)에는 이가 간지러워서 이것저것 많이 깨물기 시작했다.
특히 나무로 된 물건들을 주로 뜯으려고 했고, 벽지나 장판도 뜯고... 뜯을 수 있는 건 다 뜯는 것 같다..
이때, 사람 물건은 절대 뜯지 못하게 단호하게 알려주고, 대신 강아지 장난감으로 놀 수 있도록 유도하고 지도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이 시기, 사람 뒤꿈치를 깨무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것도 그 당시에 즉각적으로 사람을 깨무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다.
(유치가 생각보다 날카로워서 굉장히 아팠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해도 되는 행동과 하면 안 되는 행동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알려줄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너무 감정적으로 혼내면 안 된다. 개들이 육아하는 영상들을 봐도 심하게 장난칠 때는 정말 호되게 혼을 내지만, 거기엔 감정이 섞여있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야생에 살아남기 위해 누가 자신의 리더인지를 확실하게 알려주고, 최선을 다해서 아기 강아지들을 돌보아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②산책의 시기
참깨는 3차 접종 이후부터 산책을 조금씩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여러 유튜브를 검색한 결과, 접종 시기와 사회화 시기가 겹쳐서 나가는 것이 좋다, 아니라는 의견으로 나뉘어서 고민하다 사회에 일찍 적응시키는 방향으로 결정했고 이 부분에 대해선 지금도 후회 없는 결정이었다.
다만 산책을 시킬 때는 동시에 산책 훈련에 대한 지식과, 산책이 강아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알아야 했는데, 당시에는 무조건 산책 나가서 여기저기 냄새 맡는 게 중요한 줄만 알았던 나에게 이 부분은 이후 큰 시련으로 다가온다..
(산책을 나가기 전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특정 한 사람의 전문가보다는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공부한 뒤, 자신의 시바견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다.)
③흥분을 일으키는 놀이보다 차분한 태도를 먼저 가르치기
강아지는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해 1년 동안 빠른 성장을 한다고 한다. 대략 8개월부터는 강아지 사춘기 시기를 지나며 어른이 되어가는 과도기에 놓이는데 이때부터 많은 문제행동을 일으킨다고 하셨다.
어릴 때 데려온 강아지들은 하루하루 놀랍도록 성장하며 그 과정에서 에너지가 엄청났다.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가진 녀석들을 놀아주기 위해 나 또한 수없이 많은 놀이터와 운동장 그리고 수많은 시간을 공놀이해주는 것에 할애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아무런 정보나 분별없이 한 탓에 참깨의 문제행동과도 연결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훈련에 관해서는 유튜브 '개훈남tv'의 권기진 훈련사님의 영상을 보고 깨달은 점들이 많았다. 이분이 쓰신 책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를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내 돈 내산으로 읽어보고 개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았고 주변에 강이지 키우시는 분들께도 많이 추천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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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바견의 성격
매우 활기차면서도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흔히들 말하는 '껌딱지' 개와는 거리가 아주 멀다. 이 부분은 장점이기도 하고 때로는 단점이기도 하다. 보호자를 귀찮게 하는 일은 절대 없지만 그렇다고 옆에 먼저 와서 애교를 부리는 일도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 나의 성향과 잘 맞는지 꼭 자신에게 질문하고 키우라 말하고 싶다.
시바견이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겼다면 그 사람에게 고양이가 하는 것처럼 몸을 쓸면서 지나간다. 몸의 냄새를 뭍혀주고 엉덩이 긁기를 허락한다.
똑똑하고 민첩해서 훈련을 하면 금방 습득한다. 나이가 들수록 먹이에 관심이 많이 사라지기 때문에 야외훈련은 특히 어려워진다. 또한 용맹한 외모와는 달리 겁이 정말 많다. '엄살 시바', ' 시바스 크림'이라는 단어만 봐도 시바견이 얼마나 겁이 많은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위의 개훈남tv에 나오는 권기진 훈련사님도 그런 말을 하셨는데, 시바견을 애완견처럼 생각하고 키워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중형견이고, 사냥개 답게 고집고 세고, 생존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확실하게 믿을만한 리더가 아니라면 보호자를 약한 존재로 평가하며, 외부에 대한 경계가 강해서 나중에는 사람이 함부로 할 수 없는 개가 될 수가 있기 때문에 막연히 외모의 귀여움만을 보고 성격을 가늠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하고 싶다.
4. 시바견을 키우며 힘든점
① 365일 털이 빠진다.
크게는 1년에 2번 계절이 바뀌는 시점에 가장 많은 털이 빠지고, 거의 매일 몸에서 털이 탈락되어 빠진다고 보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시바견을 키울 거라면 털에 대해 예민함과 털 알레르기나 비염이 없으신 분이어야 한다. 온 집이 털로 뒤덮이고 이건 매일 청소를 해도 몸을 털 때마다 빠지기 때문에 옷에 털이 붙어도 크게 신경 안 쓸 수 있는 사람만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다.
②365일 하루2번 무조건 산책해야 한다.
이 부분은 시바견이 아니라도 개를 키우시는 분이라면 최소 하루 1-2회의 산책은 시켜주는 것이 강아지를 위해서 해야 할 책임이지만, 특히나 깔끔한 성격의 시바견은 실외 배변을 고집하므로 날씨나 계절과 상관없이 거의 매일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말이 매일이지 생각보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제발 직장 다니면서 시바견이나 키워봐야겠다는 생각은 절대로 접어두길 바란다. 더더욱 혼자 사는데 직장까지 다니시는 분이라면 뜯어말릴 것이다. 1인 가구라도 재택근무나, 또는 프리랜서로 자유롭게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면 조금은 괜찮겠지만, 그마저도 자신이 아프기라도 한다면 산책을 대신해 줄 지인이 가까이 있다면 모를까.. (방법을 찾는다면 찾겠지만) 가급적이면 2인 가구부터 키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③우리나라에서 중형견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13kg 이상의 중형견을 키운다는 게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렵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 소형견 위주로 키우고 있다 보니, 갈만한 장소와 시설들을 동반하는 기준도 보통은 소형견이 일반적인 분위기라 일단 반려견 동반이라 하더라도 중형견 이상도 가능한지 확인을 해봐야 한다.
두 번째는 아파트 생활에서의 문제인데, 엘리베이터를 탈 때에도 개를 싫어하거나 무서워한다며 못 타게 하시는 분들도 있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도 않았는데 산책 끝나고 1층에서 개들이 들이닥치는 사고들.(자동 리드 줄이나 일반 리드 줄을 느슨하게 길게 하고 있으신 분들) 아파트 단지에서 산책 시 배설물을 치우지 않는 분들로 인해, 늘 잘 치우시는 분들이 피해를 본다는 사실이다. 공동주택에서 거주하게 되면서 생기는 문제들도 있으니, 이런 부분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감수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와 훈련도 필요하다.
세 번째는 반려견을 키우는 펫펨족은 갑작스레 늘었지만 반려견 문화가 성숙하지 못한 점이다. 위에서 말한 반려견의 배설물을 정리하지 않으시는 분들, 여전히 타인의 개에 배려 없이 오프리쉬로 산책시키는 분들(열에 아홉은 작은 개를 키우시는 분들이다. 가끔 이런 분들은 배설물을 치울까? 합리적 의심마저 든다.) 산책할 때 어떤 말도 없이 갑자기 내 개와 인사시키려고 저돌적으로 달려오는 분들.. 반려인과 비반려인을 배려하는 펫 티켓 문화가 잘 정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④어느정도의 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쓰는 시간 중에 개를 위한 시간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는 점. 너무 잦고 긴 여행이나, 개를 혼자 두고 오랫동안 외출하는 일을 자제하는 점. 물질적인 부분은 강아지를 위해 필요한 자금도 반드시 모아두어야 한다.(이것을 하지 않아서 나이 든 개를 버리는 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개를 키우기 전과 후의 여행의 형태는 참 많이 달라진다. 내가 가고 싶은 곳보다, 반려견이 갈 수 있는 곳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⑤수많은 유기견과 줄에 묶여사는 개들은 눈물버튼이다.
참깨를 키우면서 알게 된 불편한 진실들을 마주하게 될 때마다 그렇게 눈물이 난다.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어디에 있는가.. 그렇기에 더더욱 화도 나도 눈물도 난다.
동물들을 위해 일하시는 단체들을 보면서 존경스럽고 그들을 도울 방법이 있다면 언제든 적극 나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알려주는 동물농장과 같은 매체가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지금도 어디선가 누구도 알아주지 않지만, 악한 인간들에 의해 희생당하는 동물을 구조하기 위해 애쓰시는 분들과, 구조된 동물들을 성심껏 돌보아 주는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5.시바견을 키우면서 좋았던 점
①하루 만보 걷기
매일 산책을 해야 하니 하루 1만 보 가까이는 무조건 걷는다. 걷기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건 많이들 알고(?) 있으실 테니..... 긍정적인 마음으로 나가기 시작하면 막상 또 기분이 좋아진다. 더불어 혼자 멍 때리고 걸을 때는 미쳐 알아차리지 못했던 부분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 계절이나 날씨의 변화에 민감해지고, 요즘 같은 때에는 겨울이 지나 봄이 오는 자연의 섭리를 바라보며 경이로움과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산책을 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경험들이다.
②환경에 대한 관심
원래도 동물에 관심이 많아 환경에 관심이 많았는데, 참깨를 키우고서는 더 많이 환경을 지키고 싶어지는 마음이 커졌다. 일상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실천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다.
음식은 늘 먹을 만큼만 만들고, 욕심내지 않기. 플라스틱과 비닐 사용량을 줄이기(1회 용품 사용을 최소화하기)
ex. 물건을 사러 갈 때는 반드시 에코백을 챙겨 다니기. 텀블러 챙겨 다니기. 포장음식은 용기를 가져가서 담아 달라고 부탁드리기. 배달음식 줄이기. 육류 섭취 (가공육 포함) 줄이기.
그리고 산책할 때마다 어차피 걸어야 할 거라면 풉로깅을 해보자는 생각에 아는 분들과 몇 번 해보았다. 산책로에 강아지똥으로 기분이 좋지 않을 수 있는 비반려인들을 배려하는 차원과, 내 강아지가 걷는 길이 깨끗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다. 최근에는 못했지만, 다시 시작하고 싶은 활동 중 하나이다.
③좋은 사람들을 만났다.
산책을 하면서 가끔 인사하며 몇 번 마주친 분들과 어쩌다 친해져서 지금까지도 잘 지내고 있다. 각자 키우는 강아지의 크기도 다르고 견종도 다르지만, 강아지를 사랑하는 마음. 그 공통점 하나로 연결된 만남이다. 개육아에 대한 정보도 공유하고, 산책도 종종 같이 시킬 수 있다 보니 웬만한 가까운 친구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나 또한 타지로 이사 와서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는데, 지금 만난 분들은 둘도 없이 좋은 친구들이 되어줬다. 너무너무 감사한 인연이다.
④특별한 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시바견은 이중 모라 1년 내내 털이 빠지긴 하지만, 따로 미용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매일 산책하다 보니 며느리를 제외하면 자를 발톱이 없다. 워낙 스스로를 깨끗하게 단장하는 강아지라 자신의 몸을 그루밍하기 좋아한다. 사람이 해줄 것은 매일 양치 시켜주는 일과, 한 달에 한 번 정도 목욕시켜주는 일이다.
성장일기를 마치며....
아기 때 데려온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4살이 된 강아지와 함께 살면서 초보 집사도 성장했던 지난 4년...
내가 이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시바견이라는 견종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써보면서 키우기를 준비하시거나, 키우고 계시는 분들과 소통하기 위함이 첫 번째고,
시바견을 포함한 개를 키우려는 분들에게 참고가 될 만한 솔직한 의견을 남기고 싶었다.
강아지는 자신의 의견을 말할수 없고, 자신의 상황을 선택할수 있는 권리가 없는 아이들이다..
무한하고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행복한 견생이 될 수 있도록 우리가 그들의 좋은 리더가 되어야 할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에 대해 정말 깊이 고민해 보고, 강아지를 책임질 만한 환경과 시간, 물질적 여유가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꼭 거치시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아이들의 견생 20세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이 당연시되는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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